
☞ 1판 1쇄 2022년 6월 25일
여는 글
아빠의 메모를 책으로 엮게 된 이유
저는 싱글대디입니다. 아이가 46개월이 되었을 무렵,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었고 그 후로 아들과 둘이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말문이 트이면서부터 쉼 없이 조잘거리는 녀석에게 대꾸해주느라 바쁜 일상이지만, 밤 아홉 시가 넘으면 아이를 재우려고 누워서, 그리고 재우고 난 후 남은 집안일을 하면서 적막 속에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처음엔 신박한 아이디어나 대단한 사업 구상도 아닌 잡념이라고 여겨 이 생각들을 흘려보냈었는데, 문득 이 생각들과 아이와의 에피소드를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메모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싸이월드 다이어리 이후로 이렇다 할 기록을 하지 않던 제가 매일 밤 노트에 그날의 추억과 감상을 써내려간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언젠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아빠와 단둘이 살게 된 것에 대해 원망하고 반항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신과 꼭 닮은 아이를 낳았을 때, 이 글을 꺼내어 보면서 ‘아빠가 나에게 최선을 다해주었구나’ 하고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었죠.
그러던 중, 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느라 출근이 늦은 워킹맘 선배가 상사로부터 사뭇 싸늘한 지적을 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상사는 제가 싱글대디가 되었을 때 아이의 등하원을 위해 업무 시간도 조정해주고, 응원의 말도 아끼지 않았던 분입니다. 이 위화감으로 말미암아 저는 그동안의 메모들을 엮어 더 많은 분들께 저의 이야기를 전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이지만 엄마이기도 한 저만이 던질 수 있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어디 워킹맘뿐인가요. 남녀 갈등, 인종차별과 아동학대 등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위화감에 기인한 이슈들이 많습니다. 분명 세상은 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위화, 즉 조화가 되지 못하는 이런 상황들이 마음 아팠고 직접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작게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가 어떤 세상을 살았고 어떻게 다음 세대를 길러내고 있는지, 기술 혁명과 양적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가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와 같이 이 시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도형이와 아빠의 눈을 통해 본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대화해 주세요.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훗날 이 두 사람의 동반 성장기가 이 시대에 대한 요긴한 기록으로 남아,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이 시절에 이런 고민들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의 우리는 적어도 같은 걱정은 하지 않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주길 희망합니다.
차례
여는 글: 아빠의 메모를 책으로 엮게 된 이유
추천사
1 아빠가 엄마도 된 이야기
모르고 살아온 나의 숨소리를 찾아서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온 것에 대한 의심
듣기 좋은 표면적 이유와 다소 불편한 숨겨진 이유
살리다의 명사형, 살림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되는 마법
2 우리의 동반 성장기
세대를 초월하는 부모의 책임감에 대하여
자기합리화하는 아빠
인간관계의 교차 그래프
내가 의학 드라마를 보지 않게 된 이유
할머니의 마음
모두 다 꽃이야
더 예쁘게, 더 멋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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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워킹맘에게도 응원이 필요하다
싱글대디 마이너리티 리포트
육아휴직이 선사한 FIRE족의 꿈
아빠들도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나의 습관 리스트
피부색은 선천적, 편견은 후천적
멍 빨리 없애는 법
4 네가 살아갈 세상
모든 아이의 행복을 위한 연대
네가 살아갈 지구
우리 더 꼼꼼하게 칠해보자!
태어날 때부터 그런 세상
너의 모든 순간들
5 아빠가 엄마야!
언제나, 몇 번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