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안에는 지적 능력이 낮고, 적응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이 ‘정신지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흔히 이들을 대면하는 우리들의 인식은 호감으로 나타나는 ‘긍정’과 거부로 나타나는 ‘부정’이 각자의 생각에 따라 공존하고 있다. 실제 정신지체인에 대한 긍정과 부정은 교육이 중요한 현안이었던 이전 시대에는 그 가능성을 중심으로 ‘인식’이 판단의 기준이 되었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 시점에는 행복의 기본 요건으로서 ‘자립’이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식의 문제는 정신지체인에 대한 오랜 기간 동안 점철되어 왔던 편견, 신화와도 같은 부정적 인습과 전통, 미신과 몰이해, 불합리와 불평등을 해소하게 되는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가진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 이는 정신지체인에 대한 교육을 긍정할 것인지 부정할 것인지에 따라 교육 가능론과 교육 불가능론을 가름짓는 결정적인 용인이 되었다. 반면, 자립의 문제는 정신지체인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최근의 상황에서 스스로를 삶의 주체로서 인식하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기결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와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정신지체인에 대한 생활 능력을 긍정할 것인지 혹은 부정할 것인지에 따라 자립적 생활의 주체자와 비주체자로 가름짓는 중요한 용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저서의 집필은 최근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로 제기되고 잇는 정신지체인을 포함한 장애인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 더 구체적으로는 독립적인 자립생활의 주체자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이 되는 자기결정능력과 기술의 중요성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정신지체인이 학령기 동안 학교에서 충분한 자기결정능력과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잇고, 이를 기반으로 성인기에 지역사회에서 분리가 아닌 평등한 인간으로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 통합의 길을 열어 가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학교에서 지역으로, 학교에서 직장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통한 장애인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에서 정신지체 학생들을 위한 자기결정능력 및 기술의 향상에 관련된 활동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으며, 이를 보급하고자 하였다.
이 책의 목적
일반적으로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은 자신이 자신의 삶을 움직이는 주체로서 부당한 외적인 영향력과 침해로부터 자유로이 자신의 삶의 질을 위한 선택과 결정을 하는 행위이자 능력이며,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정신지체를 중심으로 발달상의 장애를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자기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과 문제에서 그 능력과 기술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 자기결정 행위에 대한 가치를 인지하는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집필되었다.
이 책은 정신지체 등의 발달상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교육하고 학교, 기관, 시설 등에서 교육과정에 연계 혹은 포함하여 교수-학습이 이루어지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 자기결정에 대한 이론 교수 및 실습 교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본 활동 프로그램은 자기결정의 하위영역별로 관련 내용들의 축소 및 확장 용이성이 높고, 개별 대상 학생의 필요에 따라 맞춤식 적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내용들이 구성 및 조직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주로 정신지체를 중심으로 더 넓게는 발달장애 학생을 우한 자기결정의 행위, 능력, 기술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자기결정이론’과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부의 ‘자기결정이론’부분은 자기결정에 대한 국내외의 이론을 개관하고,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의 구성과정을 소개하며,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의 활용 방법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전환교육과 자기결정, 자기결정이론, 자기결정의 모델,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 자기결정의 하위 구성요소, 자기결정에 대한 선행연구 등이 제시되어 있다.
제2부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부분은 실제적인 활동 프로그램의 적용에 관련된 사항들로 사전 및 사후 평가 척도를 제시하고, 자기결정의 영역별로 구체적인 활동 안내 및 활동 방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 구성 내용 및 출처, 자기결정기술 척도, 자기결정 영역(자기인식, 선택하기, 계획하기, 수행하기, 평가하기, 자기옹호, 사회성 기술, 안전기술)의 안내지와 활동지 등이 제시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론적 배경과 실제적 적용에 관련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대부분의 장애인들에게 자기 삶에 대한 자기결정의 경험과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어지면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질적으로 만족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집필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신념에서 개발‧제시된 자기결정할동 프로그램이 장애인을 교육하는 현장과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널리 활용되어지기를 기대한다. 다만, 이 책에 제시된 활동 프로그램은 저자들의 역량과 노력 부족으로 이론적으로 탄탄하지 못하고, 실제적으로 현장 적용의 적합성에 대한 우려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미비한 점이 있다면 언제나 이론 전문가와 현장 실천가 여러분들의 비판과 조언을 기꺼이 경청하면서 앞으로 계속 수정‧보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여러모로 도와주신 분들을 소개하면, 자기결정의 연구를 추진하게 된 동기를 부여해 주신 김혜경 선생님, 이론적 배경 부분의 원고 작성에 도움을 주신 송정선 교수님,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주신 김지연 선생님, 김홍숙 선생님, 정정훈 선생님, 홍현기 선생님께 진심으로 이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 또한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의 삽화를 직접 제작해 준 김지현 학생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부족한 원고를 출간해 주신 도서출판 정민사의 회장님과 직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저자 일동
l 차 례 l
제1부 자기결정이론
제1장 자기결정의 개관
1.전화교육과 자기결정 / 2.자기결정이론 / 3.자기결정의 모델 / 4.자기결정 프로그램 / 5.자기결정의 하위 구성요소 / 6.자기결정에 대한 선행연구
제2장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 구성
1.프로그램 모형 / 2.프로그램 개발 / 3.프로그램 구성 / 4.프로그램 활용
제2부 자기결정활동 프로그램
제1장 자기인식
1.나의 신상정보 기록하기 / 2.나의 하드웨어 분석하기 / 3.우리 가족 소개하기 / 4.내가 좋아하는 것 / 5.나의 장래 희망
제2장 선택하기
1.나의 패션 감각 / 2.나는 헤어디자이너 / 3.선물 고르기 / 4.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 / 5.즐기는 스포츠
제3장 계획하기
1.장래 설계도 그리기 / 2.나만의 진로 찾기 / 3.나의 IEP 구조도 / 4.다이어리 만들기 / 5.여행을 떠나요
제4장 수행하기
1.어떻게 할까요? / 2.경청하고 대화하기 / 3.내가 하는 일 / 4.협력하여 목표 성취하기 / 5.해결사를 찾아라
제5장 평가하기
1.나의 일상 평가하기 / 2.자신에게 칭찬하기 / 3.검사결과 이해하기 / 4.생산량 점검하기 / 5.수입에 알맞게 지출하기
제6장 자기옹호
1.나의 불편함 알기 / 2.나를 보호해요 / 3.권리 탐구 / 4.지원망 연결하기 / 5.직장인의 권리와 의무
제7장 사회성 기술
1.마음 읽기 / 2.우정 유지하기 / 3.스트레스 관리하기 / 4.칭찬과 꾸중 수용하기 / 5.함께 협력하여 만들기
제8장 안전기술
1.나는야, 몸짱! / 2.중요한 먹거리 / 3.남녀 탐구생활 / 4.상담이 필요해 / 5.민주 시민
■ 정 희 섭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졸업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교육학석사(교육과정 전공)
대구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정신지체, 교육과정 전공)
교육과학기술부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현, 원광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저서】
특수교육 교육과정론 외 다수
【논문】
통합교육 효율화를 위한 지원방안 외 다수
■ 최 윤 미
강남대학교 특수교육과 졸업
경인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특수교육 전공)
경기도 초등특수교육연구회 연구위원
현, 아름학교 교사
【저서】
특꿈에 날개를 달다 - 2010개정 특수교육 교육과정
【논문】
중도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급 간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인식 조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