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 유아를 둔 한 가족이 어느 여름 복날 누룽지 백숙을 먹으러 갔습니다. 식당에는 웬일인지 식탁에 흰 종이가 깔려 있었고, 그것을 발견한 아이로부터 음식을 먹는 내내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이: 엄마, 왜 종이를 깔아놓았지?
엄마: 음, 아마도 오늘은 손님이 많아서 빨리 치우려고 한 것 같아.
자, 닭 먹자, 흰색 살이 맛있으니 엄마가 뜯어 줄게.
아이: 왜 흰 살이 맛있어? 그런데 여기 무슨 빨간 것도 있는데?
엄마: 응, 이건 내장에서 나온 것이 좀 섞였나 봐.
누룽지가 나온다. 조심해 그릇이 뜨거워.
아이: 왜 그릇이 뜨거워?
엄마: 그건 아저씨가 누룽지 잘 되라고 오래 끓여서 그래.
아이: 왜 그렇게 오래 끓이는데?
엄마: 음... 그래야 누룽지가 되거든, 자 이제 맛있게 먹자. 먹고 이야기하자.
아마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흔히 유아기 아이들의 이어지는 질문에 당혹스러워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발달적으로 만 3세를 왜 ‘질문의 홍수기’라고 할 만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알고 싶은 동기가 많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만 4세, 5세로 이어져 더욱 세세한 부분, 심층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유아들은 누구나 과학자와 같다고 하지요.
이런 유아들의 생활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과학적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것도 여간 힘든일이 아닙니다. 또한 단순히 필요한 지식만 알려주고 만다면 그건 교육적으로 의미가 적습니다. 아이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고, 확인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보고, 직접 관찰이나 실험과 같은 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면 아이들의 과학적 지식 탐구에 대한 동기와 지식의 폭이 점점 넓어질 것입니다. 이런 세상에 대한 관심을 하나하나 쌓아갈 때 다른 어떤 것도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학습 동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본 책은 실제 유아들이 생활 속에서 꺼낸 과학적 질문들을 모아 그 질문에 담긴 과학적 지식을 알아보고, 유아와 함께 과학실험을 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입니다. 아이가 우연히 책 속에 있는 질문을 하거나, 때로는 유아교육기관의 주제에 맞춰, 가정에서는 주말에 아빠와 실험하는 시간을 정해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은 활용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제 과학은 평범한 모든 사람의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하고도 밀접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 과학을 즐기며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하고, 새로운 생각을 찾아내며, 자연과 인간이 영원히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 데 작은 공헌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조형숙‧홍은주‧김정숙‧이은형
■ 조 형 숙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유아교육 철학박사
킹스보로 대학교 Adjunct Assistant Professor
한국 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
현)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 홍 은 주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박사
현)부천대학 유아교육과 교수(강의전담)
■ 김 정 숙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박사 수료
현)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강사
■ 이 은 형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박사 수료
현)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강사